영화제 데일리


[제 20회 대구단편영화제 DAILY 18] 8월 26일 경쟁2 GV현장


<열심히 살지 말고 '어떻게 살 것 인가'>

8월 26일 경쟁2 GV현장




Q. (고현석 모더레이터) 작품소개 및 맡은 배역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혜지 배우) 안녕하세요, <벨브를 잠근다>에서 '진나' 역을 맡은 배우 한혜지 입니다. 반갑습니다.

(박지혜 감독) 안녕하세요, <벨브를 잠근다>를 연출한 박지혜 입니다.

(김보원 감독) 안녕하세요, <여고생의 기묘한 자율학습>을 연출한 김보원 입니다.

(류정석 감독) 안녕하세요, <적시타> 연출한 류정석 입니다.





Q. (고현석 모더레이터) 캐스팅 과정이 궁금합니다.

A. (김보원 감독) 원래 여고생 역할에 성인 배우를 캐스팅 하려 했어요. 그런데 평범하면서도 튀는 배우를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우연히 웹드라마에서 발견한 서윤 배우의 연기 톤이 좋아서 캐스팅 하게 되었습니다.

(박지혜 감독) 대구에서 제작하다보니 배우를 발견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필름 메이커스에서 100여명의 배우분들을 봤는데

느낌이 안 오더라구요.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혜진 배우의 프로필을 받아 보게 되었어요.

(한혜진 배우) 제가 육아에 대한 경험도 없고, 검침원의 경험도 없다보니 영상 자료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감독님께서 배우의 얼굴에서 가스 검침원이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얼굴 전체에 쉐딩을 얼굴 전체에 발랐어요.




Q. (관객1) <적시타>를 보면서 배우가 관객에게 말을 거는 연출의 의도가 궁금했어요.

A. (류정석 감독) 몰입을 깨는 연출을 하고 싶었어요. 진지하지 않은 연출을 하고 싶었습니다. 단편영화 준비를 

하면서 제 능력의 부재를 느낌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하는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오히려 몰입하도록 

유도하기 보다 몰입을 안 해도 되는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관객2) <여고생의 기묘한 자율학습>을 보면서 시나리오의 소재를 생각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김보원 감독) 저는 끊임없이 우열을 나누는 인간 특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제가 그러한 인식 때문에 고통을 많이 받기도

했고요. 학부 때는 영화를 제작하는게 재미없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대학원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영화를 제작하며

즐거움을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모처럼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영화에 등장하는 진화론은 엉터리

지만 사실 같죠?




Q. (관객3) <밸브를 잠근다>의 기획의도가 궁금해요.

A. (박지혜 감독) 처음에 어떤 시나리오를 쓰면 좋을까 고민하며 유지영 감독님과 시나리오 수업을 들었어요. 그때 제가 힘든 시기였어요.

회사를 관두고 '여태 뭘 하며 살아온건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사는데 무엇 때문에 열심히 사는지

모르는 인물에 대해 그려내고 싶었어요. 주인공의 직업 설정은 저희 집에 오신 가스 검침원 분을 뵈었을 때 '그들은 남의 밸브를 잠그러

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밸브는 잠그지 못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설정에 대한 공통점을 찾았죠.



Q. (관객4) <밸브를 잠근다>는 주인공이 다리 위를 걷는 장면이 많았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박지혜 감독) 실내 장면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답답한 느낌이 들었어요. 우연히 24시 카페에서 시나리오 탈고 작업을 하다 칠성교를

보게 되었는데 동네의 경계선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의 배경장면으로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관객5) <적시타>에서 영화 포스터가 많은 방은 감독님의 어떤 의도가 담겨있나요?

A. (류정석 감독) 저는 한 가지에 푹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음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요. 만약 제가 주인공의 상황이라면 좋아하는 

영화의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좋아하고 싶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렇게 연출했습니다.

 



Q. (관객6) 전체 게스트께 질문드립니다. 각자 지우고 싶은 소소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A. (박지혜 감독) 저는 어릴 적부터 왕가위 감독을 좋아했어요. 최근 스텝이랑 대화를 하다가 어떤 한 스텝이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얘기 하더라구요. 너무 부러웠어요. 그 명작을 아직 안 봤다니! 그래서 전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본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류정석 감독) 저는 <라라랜드>와 <바닐라 스카이>를 본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주로 군대에서 봤던 단순한 영화들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마라탕을 처음 먹어 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마라탕의 기억도 함께 지우고 그 첫 맛을 또 다시 느껴보고 싶어요.




Q. (관객7) <여고생의 기묘한 자율학습>에서 컷과 컷, 씬과 씬이 이어질 때 휙휙 지나가는 연출을 하셨는데 

이렇게 연출하신 특별한 이유나 따로 참고하신 작품이 있나요? 

A. (김보원 감독) 시나리오 작업에서 이러한 연출들이 와 닿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러한 연출 또한 영화적 허용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소 생소할지라도 과감히 택했어요. 그리고 특별히 참고한 작품은 없지만 영국 시트콤의 영향을 꽤 받은 것 같아요.




Q. (관객8) <적시타>를 보면서 주인공과 할머니의 얼굴이 겹치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어떤 의도가 담겨 있나요?

A. (류정석 감독) 할머니 캐릭터를 넣은 이유는 아무래도 대화 장면이 많은 영화이다 보니 재밌는 인물적 장치가 필요했어요. 그리고 보는 이들에 따라

말숙의 미래 모습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의도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Q. (관객9) <적시타>에서 머리를 때림으로써 기억을 지우는 연출은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A. 저는 개연성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업이 늘 어려운데요, 개연성에 너무 중점을 뒀더니 너무 어려워서 생각의 전환을 해 봤어요.

'이게 말이 돼?' 싶은 설정이지만 오히려 덕분에 <적시타>만의 서사적 방향성이 뚜렷해진 것 같아요.




Q. (고현석 모더레이터) 앞으로의 계획과 끝인사로 오늘 GV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A.(한혜지 배우) 단편 촬영을 마무리 했고, 다양한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잠깐씩 얼굴을 비출 예정이에요. 저희 영화 관람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박지혜 감독) 영화도 영화제도 모두 처음 겪는 경험들이었는데 행복하고 따뜻한 추억들 안고 가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김보원 감독) 저는 이제 졸업작품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원생 입니다. 당분간 졸업작품 시나리오의 제작 지원을 알아보느라 바쁠 것 같아요. 

<여고생의 기묘한 자율학습> 관람해 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류정석 감독) 저도 졸업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좋은 작품 제작해서 무사히 졸업하는게 목표입니다. 

오늘 자리 빛내주신 감독 및 배우님, 관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데일리 - 진현정

촬영 - 이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