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피칭포럼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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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피칭포럼 대상 <오촌> 장현빈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피칭포럼 우수상 <국가유공자> 박찬우



총 16편의 작품이 출품된 제 21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 피칭포럼은 서류통과작 10편에 대해 피칭심사를 진행하였고, <오촌>과 <국가유공자>를 최종지원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지난  해에 비해 훨씬 늘어난 지원편수에서 보듯 지역 독립영화 저변의 양적확대도 놀라웠지만,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된 지원작들의 수준과 개성 넘치는 면면이 무엇보다 반갑고 고무적이었습니다. 때문에 지원작 선정은 그 어느 해보다 힘들었고 고민도 깊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수혜자를 고르는 과정은 언제나 괴롭습니다. 완성된 영화라는 결과물을 놓고 성과를 인정해 주는 영화제 시상이 축제의 분위기라면, 미래의 가능성만을 놓고 평가해야 하는, 그래서 소수에게만 시작할 기회를 줄 수밖에 없는 제작지원작의 선정은 칼날 위에 서 있는 것 마냥 서늘합니다. 선택은 배제를 전제할 수밖에 없기에, 좋은 시나리오를 사소한 이유로 배제에 영역에 놓아야 하는 매정한 순간이 고통스러웠습니다. 다만 매 순간 순간 단순한 시나리오의 완성도 평가를 넘어 “지역기반 단편영화의 제작활성화 및 역량 강화”라는 피칭포럼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고자 애썼습니다. 대구․경북 독립영화계의 지속가능한 동력이 될 새로운 목소리를 발굴하는 기회의 장이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라는 칸트의 경구처럼 공허하지도 맹목적이지도 않은 균형감 있는 좋은 작품을 선별하고자 하였습니다. 배우, 감독, PD로 이루어진 3인의 심사위원은 각자 분야의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작품을 바라보며 숙고하였습니다.


첫 번째 선정작 <오촌>은 할머니의 장례식을 매개로 오촌 오빠를 만나게 된 8세 주인공의 3일을 담고 있습니다. 가족의 죽음과 아이들의 세계는 너무 많이 다루어지기도 했거니와 지극히 보편적인 소재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직조해 내기가 무척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비교적 매끄럽게 자신의 색깔을 입힌 영화적 순간을 포착해 냈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채 오촌오빠와 함께 노는게 마냥 좋은 아이의 천진함과 몸이 무너져 내리는 상실감으로 망연자실한 어른들의 슬픔이 유연하게 대비, 교차되며 영화적 긴장을 만들어 냅니다. 아이들의 소우주를 들여다보는 소소한 재미와 소중한 사람의 부재가 어떤 것인지를 점차 깨달아 가는 성장의 순간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미덕입니다. 세부적인 설정과 이야기의 전개 부분에서 다소 미흡하고 전형적인 부분이 눈에 띄지만, 시나리오의 완결성과 따스하고 포근한 특유의 정서가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원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또 다른 선정작 <국가유공자>의 시나리오는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흡입력과 단단한 밀도를 지녔습니다. 한국전쟁의 공훈으로 당연히 국립묘지에 안장될 것이라 생각하는 주인공의 철석같은 믿음이 무너져 내리고 그의 곁을 지키는 가족과의 관계도 균열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담담하게 관조합니다. 독립단편에서 보기 드문 참신한 소재로, 실제 경험에 기초한 디테일의 사실성, 명확한 연출방향과 의도가 큰 신뢰를 주었습니다. 가족 간의 갈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세대와 세대, 도시와 시골 등의 여러 대립요소를 유기적으로 중첩시키며 안정적으로 극을 전개시키는 내러티브의 완숙함도 돋보였습니다. 지원작으로 선정하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을 만큼 훌륭한 작품이었고, 일부 제작비의 펀딩이 완료되어 안정적인 프로덕션이 가능하다는 것도 완성작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었습니다. 다만, 제작계획 상 일부 보완할 만한 부분 - 효율적인 스태핑 및 예산활용계획 - 이 있어 프리 단계 전 이에 대한 검토와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편의 선정작과 마지막까지 경합한 작품들도 몇몇 있었습니다. 하나 같이 성실하게 쓰인 시나리오였고 행간마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의 치열한 고민과 노고가 읽혀 안타까움이 더욱 컸습니다. 피칭포럼의 선택은 (너무 당연하게도) 우열에 대한 판단도 확정된 진실도 아닙니다. 선정되지 못했다고 해서 그 고민과 노고의 깊이가, 연출이 지닌 개성과 탁월함이 희석되거나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작품으로 완성해내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애플시네마 피칭포럼 심사위원

고현석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집행위원/감독

이승우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창작지원팀장/프로듀서

임호준/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