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발표

조회수 15784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국내경쟁 심사평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에는 국내경쟁작 총 905편(극 718편, 애니 124편, 다큐멘터리 31편, 혼합장르 32편) 역대 최대 편수가 출품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든 영화제 측과 국내경쟁 예심 심사위원들의 마음은 일견 반갑고 흥분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복잡한 기분을 가지게 하는 그 무엇이기도 합니다. 평소 같으면, 성인이 되고 맞이하는 진정한 첫 해에 쏟아진 응원과 격려로서 기꺼이 껴안을 사실이겠지만,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고 당분간 곁에서 지속될 팬데믹의 위기를 떠올릴 땐, 이 마음은 더욱 어렵고 복잡해집니다.


올해의 출품작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존재와 그것이 촉발시킨 전 세계적인 위기에 대해선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시기에 대부분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심사를 진행하면서 매 작품마다 새삼스레 마주하는 사실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관습적인 소재와 테마의 영화가 아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고, 결과와 상관없이 영화적 실험과 도전에 몰두하는 작업들을 보다 특별한 눈길로 보게 될 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회는 우리로 하여금 예술작품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기획되어 만들어지고 마침내 공개되는 것인지에 대해 새삼 마주하게 만듭니다. 결국 모든 예술작품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를 반영하고, 그것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내놓는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작품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진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예상하고 제안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또 그 의견이 충분히 믿음직할 때, 우리는 훌륭한 예술작품이 어떤 일까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품작들의 기록적인 숫자와는 반대로, 올해 본선 경쟁작들로 선정된 작품들의 수는 예년에 비해 서 너 편이 줄었습니다. 그것의 주된 이유는, 출품 편 수 만큼이나 늘어난 작품들의 총 러닝타임이 영화제 측에 허용된 총 상영시간을 훨씬 상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심사위원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출품작들의 러닝타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다소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주목합니다. 러닝타임이 길어진다는 것은 서사에 집중하여 시간을 바치는 창작자가 많아진다는 뜻이고, 그로 인해 영화의 ‘이야기’는 비교적 단단해진 반면, ‘영화언어’는 상대적으로 빈약해지는 경향으로 이어집니다. ‘단편영화’라는 포맷에 집중하여 스무 해 이상 그것의 플랫폼으로 성장한 영화제이니만큼, 서사에 사랑을 바치며 러닝타임을 낭비하는 영화가 아닌, 영화언어로서 치열하게 ‘이야기’하려는 작품들을 저희 심사위원들은 열심히 발견하고 지지하게 됩니다.


올해 본선에 오른 작품들이 이러한 발견과 지지의 유일한 대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이야기’가 아닌 ‘영화언어’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작품들의 독보적인 증거이기에, 다른 (본선에 오르지 못한) 작품들에 비해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저희들의 이 선정목록은, 창작자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지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어떤 시도를 효과적으로 하고 있는지에, 주로 주목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목록은 여러 다양한 영화적 배경과 취향을 가지고, 선정심사에 참여한 여섯 분들만의 의견입니다.


선정회의를 끝내는 심사위원들의 주된 소회는, 즐겁고 고된 노동과 고민들로 만들어진 이 작품들에게 영화제라는 플랫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간절한 것일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정목록을 내놓는 저희들의 마음은 결과를 기다리는 창작자들 만큼이나 조심스럽고 긴장됩니다.


선정작들에겐 축하의 박수를, 미선정작들의 제작진들에게는 예년과는 다른, 좀 더 특별한 의미의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이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창작물을 만드는 이들의 절박함을 조금이라도 더 헤아리고 지지하는 방법을, 저희 심사위원들을 포함해, 우리 영화제 측은 앞으로 더 열심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창완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프로그래머

유지영 영화감독

최창환 영화감독 /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공동대표

백승빈 영화감독

박인호 영화평론가

오태승 촬영감독



[국내경쟁 (25편)] 

- 극 21편, 애니 3편, 다큐 1편


이별유예 / 조혜영(다큐)

스네일맨 /박재범(애니)

바다가 보인다 / 이창원(극)

폭염 / 구지윤(극)

틴더시대 사랑 / 정인혁(극)

에리카 / 고은주(극)

친구집 / 김은성(극)

아침이 밝아와도 / 김진환(극)

어제 내린 비 / 송현주(극)

같은 밤 / 박하윤(극)

우주의 끝 / 한병아(애니)

물건들 / 강민지(애니)

운조 / 노진(극)

비 내리는 날의  양자강 / 차정윤(극)

아유데어 / 정은욱(극)

굿 마더 / 이유진(극)

Godspeed / 박세영(극)

공간의 끝 / 구정회(극)

실 / 이나연, 조민재(극)

우리의 낮과 밤 / 김소형(극)

정오에서 / 채의석 (극)

세이레 / 박강(극)

드라이빙 스쿨 / 유수진(극)

그녀를 지우는 시간 / 홍성윤(극)

보글보글 / 이이다(극)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 심사평


2020년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의 출품작은 총 25편(극 20편, 다큐 3편, 혼합장르 2편)이었습니다.

애플시네마 예심심사위원들은 전체 출품작 중 1차 심사에서 각각 10편씩을 선정, 지난 13일 영화제 사무실에 모여 최종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의 특징은 예년과 달리 지역의 다양한 영화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도 있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대구영화학교,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제작워크숍, 대구 다양성 영화제작지원 등 다양한 층위의 제작프로그램은 지역의 영화생태계 활성화를 고민하는 대구 지역영화인들의 노력의 결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구 소재 대학에서 만들어진 영화들과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지만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만든 영화, 지속적으로 대구를 터전으로 활동하는 영화인들의 새로운 작품들까지 수적인 규모와 상관없이 풍성한 출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애플시네마 심사를 하며 우리는 연출자들이 어떤 이야기와 인물을 만나고자 시도했는지 어떤 시선으로 담고자 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장르적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고,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한 작품들을 만나게 된 것이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애플시네마 예심 심사위원들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영화적 시선과 연출을 통해 끝까지 놓치지 않고 집중하려 했던 작품들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흥미로운 영화 아이디어설정 또는 개성 있는 연출형식의 전개, 또는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 또는 시의적절하고도 묵직한 주제 등 각기 매력이 넘치는 부분이 있었으나 이 모든 게 하나의 완성도 있는 결합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본선 진출작으로 뽑고자 했습니다. 또한 지금보다 다음이 기대가 되는, 그에 힘을 얹어주고 싶은 작품들과 관객과 만나 함께 사유하고 싶은 작품들을 염두에 두고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최종 경쟁부문 상영작으로 결정된 총 9편의 작품은 다양한 지점에서 연출의 개성과 작품의 매력이 살아있었습니다. 완성도 있는 극영화는 물론 진정성과 개성으로 완성된 두 편의 다큐영화도 눈여겨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제작시기와 다른 지금-여기의 환경에서 당연했던 우리의 일상을 작품을 통해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선정되신 작품에는 축하의 인사를,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은 내년의 전진된 또 한걸음을 기대하겠습니다. 대구 지역 영화인들의 건투를 응원합니다.


민지연 오렌지필름 대표

유순희 시네마테크 시네필 전주 대표



[애플시네마 선정작 (9)] 

- 극 7편, 다큐 2편


외숙모 / 김현정(극)

조의봉투 / 장주선(극)

바람이 지나간 자리 / 권순형(극)

노크 / 채지희(극)

다섯 식구 / 박찬우(극)

데마찌 / 김성환(극)

엄마는 무엇을 잊었는가? / 윤진(극)

직선은 구부러질 수 있는가 / 이경민, 이준혁(다큐)

홈 / 전윤진(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