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dly since 2000



공지사항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수상작 발표 및 심사평

2026-08-27
조회수 229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가 공식 폐막하였습니다.

영화제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수상작을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



[국내경쟁]

대상 <탐> 지해일 감독

우수상 <손자국> 목규리, 홍석우 감독


[애플시네마]

대상 <의주의 언어> 장주선 감독

우수상 <초록> 금주영 감독


[기술상]

<경계> 이세은 감독


[배우상]

<가출><영성체> 이현 배우


[애플피칭 제작지원]

<원더윅스> 유은진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평


한 편의 영화를 좋아하게 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첫 장면에서부터 마음을 뺏겨 황홀한 마음으로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때도 있고, 반대로 엔딩에 등장하는 마지막 몸짓 하나를 보고 비로소 영화가 지금까지 흘려보낸 시간들을 이해하게 되는 때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제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영화를 본 뒤 이곳저곳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영화에게는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심사 과정에서 올해 상영작들에 관한 긴 대화를 나누며, 그 시간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수상작으로 선정한 영화들은 모두가 동시에 떠올린 영화는 아니었으나, 시간을 들여 파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그 영화가 지닌 또 다른 매력이 발견된 영화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이번에 수상하지 못한 다른 모든 작품들에게도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두가 같은 시간에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사실 모두가 동시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시간이 또 다르게 흘러가는 ‘단편 영화’만큼은, 관객을 서로 다른 시간에 웃고 또 울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서히 소멸되고 있는 ‘한국 영화의 시간’을 붙잡고 다시 흐르게 만들 수 있는 단단한 힘을 보여주신 모든 영화 창작자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기술상 부문 수상작은 <경계>입니다. 경계를 넘나드는 극 중 등장인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상당한 시각적 쾌감을 주는 영화입니다. 프레임 단위의 수작업으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신 이세은 애니메이션 연출가님의 두 손에 이 상을 드립니다.


배우상 수상 배우는 이현 배우입니다. 올해 <가출>과 <영성체>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의 영화에서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셨습니다. 특히 <가출>의 마지막 장면의 보이지 않는 얼굴에서, 앞으로 그가 그려낼 다른 많은 인물들의 얼굴을 상상하게 됩니다.


애플시네마 부문 우수상 수상작은 <초록>입니다. 제목에도 포함된 ‘초록’의 이미지를 스크린에 주저 없이 툭툭 덧칠하는 <초록>은, 평균 상영 시간이 길어지는 근래 단편 영화 추세의 흐름에서도 기분 좋게 벗어나 있는 영화입니다. 누군가의 눈엔 ‘잘 못 쓴 색’처럼 보일지라도, 그걸로 한 번 끝까지 그려보겠다는 마음을 표현해낸 영화 속 이미지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애플시네마 부문 대상 수상작은 <의주의 언어>입니다. 탈북민의 정체성을 가진 한 사람이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해야만 한다는 설정 자체가 주는 울림이 있는 영화입니다. 화려한 조명이 있는 멋진 강단이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위로’의 언어가 발견되는 순간을 영화는 착실하게 그려냅니다.


국내경쟁 우수상 수상작은 <손자국>입니다. 불우한 가정 환경에 놓인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손자국’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불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손자국>은 그런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천진함을 가진 영화입니다. 영화 속 아이들과 함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우리도 우리의 과거에 심어진 부정적인 무언가들을 새로이 기억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국내경쟁 대상 수상작은 <탐>입니다. 장르 영화의 세팅으로 시작하여 두 남녀가 펼치는 스크루볼 코미디를 경유한 뒤, 결국 한 명의 순수한 창작자의 마음으로 들새처럼 안착하는 영화입니다. 27분의 러닝 타임을 한순간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치밀함, 그러면서 관객이 따라오는데 지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코미디의 배치가 탁월했습니다. 무엇보다 ‘탐’이 가진 여러 가지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탐구와 탐욕의 마음 사이에서 이 영화의 미덕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가 남겨놓은 그 틈에 관객 각자의 시간이 스며들어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표 작성자 _ 김철홍

심사위원 일동 김희정, 김지룡, 김철홍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피칭 제작지원 심사평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피칭은 대구의 수 많은 창작자 중, 신규 창작자를 응원하는 취지로 올 해 규정을 새롭게 단장하였습니다. 따라,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거나 신진 창작자가 준비한 연출적 구체성과 시나리오의 완성도에 포커스를 맞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구 지역 신진 창작자의 창작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였습니다.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피칭의 지원작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으며, 심사위원들은 작품 선정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였습니다. 먼저, 조건을 충족한 8편의 개성 강한 작품들을 심사 하였고, 논의를 거쳐 1차적으로 6편의 작품을 선정 후, 최종 애플피칭 면접을 진행하여 하나의 제작지원작을 선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최종 면접에 온, 6편의 작품 모두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진 창작자의 열정을 엿 볼 수 있는 과정이었음을 밝힙니다. 긴 논의 끝에 최종 선정작은 유은진 감독의 〈원더윅스〉로 결정되었습니다. 


⌜최종선정작 <원더윅스>는 작가이자 연출자 본인의 사적 경험에서 길어올린 생생한 이야기를 보편적 공감이 가능한 도덕극의 형태로 차분히 풀어낸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돋보였으며, 꼼꼼한 자료조사를 통해 만들어낸 정확하고 단단한 현실감이 이야기의 동시대적 감수성이라면, 어떤 인물도 캐리커쳐로 그리지 않으려는 작가적 자세는 이 작품이 가진 윤리적 품격이자 미덕으로 다가왔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과 감독의 연출 구상력, 그리고 열정이 판단되는 작품에 지원하기로 결정하였기에, 위 한 작품이 선정되었음을 밝힙니다.


선정된 유은진 감독님께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멋진 작품을 완성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대표 작성자 _ 백승빈

심사위원 일동 백승빈, 구정아, 백재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