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선정작 발표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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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선정작과 심사평을 다음과 같이 공지합니다.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창작자들과 제작에 참여하신 스탭, 배우 등 작품 관련자분들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선정작의 감독님, 또는 배급사에는 이메일로 개별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국내경쟁 (총 35편, 가나다순)

01. 가출 _ 오요한13. 손자국 _ 목규리, 홍석우
25. 정동 _ 안혜림
02. 같이 꾸는 꿈 _ 황지완14. 슈뢰딩거의 달팽이 _ 박소라26. 조금 긴 독백 _ 양희웅
03. 갱년기 소녀 투쟁기 _ 장서윤15. 시온 _ 최성은
27. 침묵의 빛 _ 이장욱
04. 건주 _ 이지원16. 여행자의 일지 _ 안민혁
28. 타미플루 _ 박래경
05. 경계 _ 이세은17. 영성체 _ 오유경
29. 탐 _ 지해일
06. 긴급재난문자 _ 최형섭18. 오조준 _ 강성준
30. 해질무렵 _ 김소연
07. 날개의 충돌 _ 방준식19. 우리 월금씨 _ 김소연
31. 헬렌과 켈러 _ 이재윤
08. 남은 것 _ 이지인20. 월남보살 _ 김근호
32. AM 00:18 _ 장지훈
09. 내 머저리 씨 _ 이민범21. 위도 37.5도 _ 문유진
33. BIASes _ 최아론
10. 메밀묵 _ 김정민22. 유령 _ 임지훈
34. ID _ 전수인
11. 브로콜리 _ 윤문성23. 이끼천 _ 차윤아
35. quasi ( ) _ 고한기
12. 소풍 _ 최수빈24. 잘가, 안녕 _ 이현빈


[국내경쟁 심사평]

 단편영화의 즐거움은 무엇일까요? 총 1,428(국내경쟁 1,386편, 애플시네마(지역) 42편)이 출품된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을 진행하며 여러 번 되새긴 물음입니다. 단편영화의 즐거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것입니다. 장편과는 다른 리듬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장르영화가 있고, 자신 주변의 미시적인 문제를 깊게 바라보는 다큐멘터리의 시선이 있고, 가족·연인·친구와의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낼 적당한 길이의 드라마도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진행된 예심은 그러한 즐거움을 주기 위한 시도들을 목도하고 관찰하는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영화의 창작자들이 그러한 즐거움을 목표로 삼는다면, 심사하는 사람의 일은 그 즐거움을 적절히 발견하는 일에 가까울 것입니다.


 올해 출품작의 경향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몇 가지 아쉬움을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출품된 장르영화를 보며 상향평준화된 기술적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공포나 SF 등 장르의 중심이 되는 주제는 결여된 영화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모두가 일종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올리는 유튜브 시대에, 브이로그나 시사 프로그램의 방식을 따르는 다큐멘터리들은 즐거움보단 전형성을 따른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대화로 진행하는 영화에선 이야기의 즐거움보단 영화적 구성의 빈약함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영화의 즐거움보다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를 통해 제작된 영화들에서 이러한 아쉬움들이 남았습니다. 출품된 작품들의 경향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아쉬움으로 모였습니다.


 출품작 중 눈에 띄는 경향은 돌봄과 관계에 관한 영화들입니다. 영화 속 청년 세대에게는 공통된 불안감이 감지됐고, 노년 세대에게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죽음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애도와 추모, 트라우마와 극복의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삶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동시에 청년과 노년뿐 아니라 성소수자, 이주민과 다문화 자녀 등 소수자를 주인공 삼아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의 양적 증가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극과 다큐멘터리, 영화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개인의 관계들에 집중한 영화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노동이나 취업 등 사회적 현실보단 가족과 친구와의 내밀한 관계 속에서의 상실과 갈등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영화가 그려내는 세계의 기반으로 삼는 영화들의 경향은 단편영화라는 포맷에 맞춰진 이야기를 찾아내려는 시도들로 다가왔습니다. 


 국내경쟁에 선정된 35편의 작품은 그러한 경향 속에서 단편영화의 즐거움을 선사했거나, 경향에서 벗어난 모험을 택한 영화들입니다. 각기 다른 이야기와 만듦새를 통해 지금 우리 곁에 산재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영화들을 감상하는 일은 고됐지만, 발견의 즐거움을 여섯 명의 심사위원에게 선사했습니다. 장르적 야심을 적절히 풀어낸 개성적인 영화부터 묵묵히 자신의 작업을 이어가는 실험영화까지, 각자의 역량을 지닌 단편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단편영화의 즐거움을 치열하게 고민하게 해준 영화들을 출품해 주신 영화제작자분들께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예심위원 박동수-



*애플시네마 (총 10편, 가나다순)

01. 걷는고래 _ 백민정05. 소울수필 _ 강성환09. 터치, 툭 _ 태지원
02. 고등학생 블로그 _ 권재원, 이예랑06. 오늘 꾼 꿈 _ 정채은10. 폭우 _ 권미정
03. 둘이면서 하나 _ 진현정07. 의주의 언어 _ 장주선
04. 비록 우리가 유령일지라도 _ 김은영08. 초록 _ 금주영



[애플시네마 심사평]

 올해 애플시네마 부문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출품 편수의 증가도 반가운 일이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역영화를 구성하는 창작 주체와 시선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감독들의 작품뿐 아니라 영화교육 현장에서 만들어진 작품, 청소년이 직접 제작한 작품, 대구를 넘어 경북 각 지역의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들이 함께 출품되며 현재 지역영화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출품작들에서는 가족과 돌봄, 청년 세대의 불안, 관계의 단절과 애도, 현실을 우회하는 상상력 등 동시대 창작자들의 고민이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지역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조건과 결합하여 나타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지역성을 단순히 장소나 소재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과 관계를 얼마나 면밀하게 담아내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만의 시선과 언어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축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소울수필》, 《의주의 언어》, 《걷는 고래》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기록합니다. 거창한 사건보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과 감정에 주목하며, 지역을 하나의 배경이 아니라 삶이 축적되는 장소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꾼 꿈》과 《비록 우리가 유령일지라도》는 판타지적 상상력을 통해 현실을 우회하며 현재를 비추어 보려는 시도를 보여주었고, 《둘이면서 하나》와 《터치, 툭》은 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거리와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관계의 감각을 영화적으로 구현해냈습니다. 


 《초록》은 대구영화학교를 통해 이어져 온 지역 영화교육이 창작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고등학생 블로그》는 실제 청소년들이 자신의 시선과 언어로 만들어낸 작품으로, 청소년을 재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주체로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폭우》는 안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지역의 공간과 정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지역영화의 지리적 확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최종 선정된 10편은 서로 다른 형식과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납니다. 지역영화는 특정 지역의 풍경을 담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자리에서 출발해 삶을 깊이 바라보고, 그 경험을 자신만의 영화적 언어로 길어 올릴 때 비로소 고유한 힘을 얻게 됩니다.


 올해 애플시네마 출품작들은 지역영화가 더 이상 특정한 형식이나 소재로 규정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과 관계, 청소년들의 목소리, 현실을 우회하는 상상력까지. 서로 다른 영화들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풍경 속에서 우리는 현재 지역영화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영화 생태계는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고, 배우고, 만들고, 다시 다음 세대에게 연결하는 과정이 오랜 시간 축적될 때 비로소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대구·경북에서 이어지고 있는 다양한 영화적 시도들이 앞으로도 서로에게 자극과 영감을 주며 지역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삶을 기록하고 질문을 던져주신 모든 창작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질 영화적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예심위원 감정원-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회


감정원 감독

김보라 촬영감독

김세훈 프로듀서

박동수 평론가

유선아 평론가

장병기 감독 (이상 6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