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낙진> 리뷰


멀지 않은 미래, ‘낙진’


방사능으로 폐허가 된 도시 양강, 그 곳 출신들은 다른 지역으로 쉽게 떠날 수도 없다. 그저 도시 경계에 남아 일용직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기영’은 동생과 함께 이곳을 떠나 공기 좋은 도시로 가려한다. 다른 도시의 시민권을 얻기 위해 독하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양강을 오간다.

영화 ‘낙진’은 방사능 오염 이후 폐허가 된 도시, 그리고 그 도시를 미처 떠나지 못한 채 경계에 남아 있는 이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도시 변두리의 삶, 낙인찍힌 삶, 불안정 노동자로서의 삶, 사람 목숨보다 이윤을 더 중요시 여기는 이들, 심지어 공기 좋은 도시에서 살 수 있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까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화가 그려내는 도시와 그들의 삶이 영화적으로만 다가오지 않아 오히려 섬뜩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음악을 대신해 기괴한 태엽소리가 공포스럽게 울려 퍼지기까지 한다. 이런 특징들은 극중 이야기 흐름이 단순함에도 보는 이로 하여금 무섭고 무거운 감정을 들게 만든다.

그러나 영화가 주는 ‘진짜’ 공포는 따로 있다. 그건 바로, ‘낙진’이 멀지 않은 우리의 미래라는 점이다. 그렇다. 영화 ‘낙진’이 던진 공포는 우리가 직시해야할 경고이기도 한 것이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조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