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리뷰단


제18회 경쟁부문 <맥북이면 다 되지요> 리뷰


희생하는 어머니의 삶


어느 날, 중년의 ‘효선’은 폐경이행기 진단을 받는다. 요즘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묻는 의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지만 일은 뒷전에 바람피우는 남편부터 예민한 딸과 늦게까지 컴퓨터만하는 아들까지, 모두 효선을 괴롭게 만든다. 그런 효선에게 철없는 아들은 ‘맥북’을 사달라며, ‘맥북’이면 다 된다고 말한다. 효선은 되묻는다, ‘맥북이면 다 된다고?’

‘효선’처럼 많은 어머니들은 가족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기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들에게 무엇이 남았을까. 영화는 늙고 새끼도 낳지 못해 값이 떨어진 암소를 바라보며 자신의 처지에 울분을 토하는 ‘효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내, 가족들을 위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효선’은 가족의 평화를 위해 울분을 넘어 다시 한 번 희생한다. 그리고 영화는 여기서 끝이 난다.

어쩌면 영화적 ‘기승전결(起承轉結)’을 위해 묘사된 희생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영화관을 나서는 우리는 한 인간에게 폭력적일수도 있는 희생을 고맙고 아름답게만 여기고 돌아서진 않는지 고민해야 한다. 영화 ‘맥북이면 다 되지요’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넘어 무거운 고민거리로 가져가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한 ‘결(結)’을 맞이할 수 있다.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관객리뷰어 조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