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37.5도
Latitude 37.5
2026 | 극 | 16분 7초 | 국내경쟁
위내시경을 받은 민아는 자신의 위 안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담당 의사 준혁의 따뜻한 공감이다. 민아는 준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기이한 행동을 시작하고, 처음엔 민아의 위험한 행동에 당황하던 준혁은 어느새 그녀만의 특별한 표현 방식에 점차 매료되어 간다. 위장과 내시경, 웜홀로 엮인 바디호러 로맨스.
- 프로그램 노트
사람의 마음이 심장이나 뇌가 아닌 위에 있다면 마음들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여기 매일의 속쓰림으로 인해 위내시경을 받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 여자의 위벽에는 직장 상사를 욕하는 글자들이 새겨지기도 하고, 섭취한 음식이 위와 연결된 웜홀을 지나 우주로 사라지기도 한다. 어느 날 여자는 자신이 내시경 전문의를 애정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음식이 아닌 것들을 먹어 삼킨 후 반복적인 검사를 통해 고백을 시도하는데, 적극적인 ‘내시경 플러팅’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되자 체념한다. 여자의 우주에서 자신이 사라졌음을 느낀 남자는 처음으로 타인이 아닌 자신의 위를 들여다보기 시작하고 마침내, 구불구불한 위벽 사이 어딘가에서 그녀를 발견한다. 위내시경이라는 일상의 소재를 이용하여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내면의 우주적 차원까지 확장시켜 시각적으로 풀어낸 것이 기발하다.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김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