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 메신저


올 여름 대구 단편영화제에서의 관객분들의  '질문' 그리고 '소감'을 대신 전달 드리고 

감독님들과 배우님들의 '답'이 도착하였습니다!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의 여운과 함께 

GV의 아쉬움을 달래보세요! :)







<조의봉투> 장주선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DIFF 메신저


<조의봉투> 장주선 감독



Q1. 감독님 영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쏠쏠한 웃음을 주는 장면과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택시비를 현금으로 내야하는..ㅠㅠ)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님이 직접 겪으신 일일까? 궁금증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경험이나 들려줄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듣고 싶습니다.


우선 영화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택시비를 현금으로 내야 하는 장면은 제가 꽤 자주 겪은 일이라 자연스레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카드기가 고장 났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몇 천원인데, 현금...’이라는 말도 곧잘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직도 만 원 정도는 들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요. 최근에도 할머니랑 같이 택시를 탔는데, 굉장히 거칠게 운행을 하셨는데 현금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침 현금이 있어서 그냥 드렸는데, 그럴 때마다 아무 말도 못하는 제 자신이 답답하더라고요. 근데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 좀 있지 않으신가요?! 궁금하네요...


Q2.  ‘조의봉투’를 관람하였습니다. 귀여운 작품이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극중 여주인공이 죽은 친구의 오빠와 만나는 장면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었는데요. 극중 오빠와 피자를 먹은 이야기를 하고 친구를 추억하는데, 오빠와 장면이 주요하게 들어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로 주인공과 오빠가 나눈 이야기에서 감독님이 나타내시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여쭤보고싶습니다!


지희는 스무 살 이후로 가영이와 점점 멀어졌고, 장례식장에 올 때 조의금으로 얼마를 내야할지 고민할 정도로 그녀의 죽음에 둔감해요. 하지만 진영이와 대화를 하면서 가영이와의 추억이 떠오르고,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은 정말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희는 진영과의 대화 이후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Q3.  제목이 정말 정직하고 귀여운 작품이었습니다ㅎㅎ 봉투를 넣었다가 다시 빼려고 하는 장면도 재미있었어요. 제목은 시나리오가 정해지고 바로 결정하신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극중에서 할머니가 중요하게 나오시는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요?


제목은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 수수료, 하얀 봉투 같은 몇 가지 민망한 후보들을 거쳐 정해졌습니다. 후보들이 다 별로였던 것도 있고, 조의봉투가 가장 명료하게 영화를 설명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지희는 아침 일찍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버스터미널에서 할머니를 처음 만나는데요, 지희는 쉽게 무인발급기를 이용하여 표를 뽑지만, 할머니는 기계를 잘 이용하지 못해요. 그리고서 매표소로 향하면 그곳에는 많은 노인들이 줄을 서 있어요. 지희가 장례식장에서의 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가 되어서야 할머니는 그곳에 도착해요. 그러한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버스터미널에 갈 때마다 무인발급기를 잘 사용하지 못해서 난처한 상황인 어르신들을 많이 봤어요. 저희 할머니도 마찬가지고요. 요즘엔 버스 예매를 어플로 다 하다 보니 어르신들이 직접 표를 사려면 시간보다 훨씬 일찍 매표소에 가야한다고 하더라고요... 세상이 점점 편리해진다고 생각했는데, 편협했다는 걸 깨달았어요.